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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건강한 지구를 위한 화학연 기후변화 대응 기술

작성자하이브파트너스  조회수3,178 등록일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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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나르샤 II

* 나르샤는 ‘날아오르다’라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건강한 지구를 위한

화학연 기후변화 대응 기술

 

 

예상보다 심각한 IPCC 6차 보고서의 전망 앞에서 세계 시민들은 이제 더없이 절박한 마음으로 범지구적 협력과 연대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과학에 기반을 둔 전망과 확신으로 일찍부터 온실가스 저감 연구에 힘써온 화학연 역시 더욱 부단한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로 지구촌 최대 위기의 돌파구 찾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온실가스 자원화 기술, CCU

 

 

IPCC 6차 보고서에서도 강조하듯이 대량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감축은 기후변화 저지의 가장 큰 열쇠입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CCU(carbon capture&utilization) 기술의 개발입니다. 이 기술이 중요한 것은 서로 양립하기 힘든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가능한 산업 성장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방안이기 때문입니다.


화학연은 기후변화 대응 연구의 여명기인 1990년대부터 이산화탄소 분리·회수와 실용화를 위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왔습니다. 이산화탄소가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자원순환의 잠재력 또한 높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지요. 이에 따라 화학연은 이산화탄소를 메탄, 메탄올, 에틸렌, 에탄올, 올레핀, 일산화탄소, 휘발유, 나프타 등의 산업원료로 전환하는 촉매 연구와 상용화 공정 기술 개발 전반에 걸쳐 고르게 역량을 발전시켜 왔는데요.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중추를 이루는 아주 중요한 원료물질입니다. 나프타를 이용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의 소재가 만들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합성수지, 합성섬유, 염료, 의약품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제품이 생산됩니다. 나프타 사용량도 연간 약 5,700만 톤에 이르지요. 2050년 탄소중립에 도달하더라도 나프타는 지속적으로 필요한 기초원료물질입니다. 따라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화석 연료 대신 이산화탄소 등의 미활용 자원을 이용해 나프타를 생산하는 기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화학연이 개발한 이산화탄소 나프타 직접전환 기술은 800℃ 이상의 고온과 다단계의 화학반응 공정이 필요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300℃의 낮은 온도에서 한 단계의 공정만으로 쉽고 단순하게 이산화탄소를 나프타로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이에 앞서 화학연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휘발유’로 직접 전환하는 기술 개발에도 성공한 바 있는데요. 화학연은 이들 이산화탄소 직접전환 원천기술을 태양광, 풍력 등의 친환경에너지와 연계해 석유자원을 대체하는 동시에 온실가스를 대량 저감할 수 있는 후속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화학연은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유용한 자원을 만드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젖산’은 썩는 플라스틱의 원료로, 개미산으로도 불리는 ‘포름산’은 연료전지의 수소저장물질이나 가죽과 사료의 첨가제로 활용됩니다. 또한 특유의 신맛과 세균억제 효과 때문에 식품과 염색제 등 생활과도 가까운 산업원료입니다. 화학연은 이산화탄소와 바이오디젤의 부산물인 글리세롤을 이용해 젖산과 포름산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촉매 공정 기술도 개발했습니다. 이산화탄소로부터 ‘프로필렌 카보네이트’를 합성하는 고효율 촉매 기술도 부드러운 화장품 쿠션용 폴리우레탄 폼, 딱딱한 건축단열재용 폴리우레탄 폼으로 상용화되며 시민들을 보다 친환경적인 삶으로 이끌고 있지요.


‘일산화탄소’는 흔히 가스 중독사고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지만 산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기초 원료이기도 합니다. 고온에서 환원제로 사용될 수 있어 화학, 금속, 전자산업 등에서 주로 활용되지요. 화학연은 그간 활용도가 낮았던 철강산업 부생가스에서, 일산화탄소와 수소를 더 저렴한 비용으로 분리·정제하는 분리막 공정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데 이어,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반응시켜 합성가스를 제조하는 혁신적인 건식개질용 촉매와 맞춤형 공정기술로 일산화탄소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 중 가장 익숙하고 또 온실가스 저감 효과도 큰 활동은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의 무분별한 사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동시에 폐플라스틱이 그대로 버려지거나 소각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재활용돼 불필요한 자원과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폐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될 경우 1톤을 처리할 때마다 9톤의 이산화탄소가 부산물로 발생하게 됩니다.


현재 플라스틱의 재활용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플라스틱을 원료 상태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입니다. 폐플라스틱을 소재 합성 이전의 원료로 완전히 되돌려 무한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플라스틱은 여러 가지 단위 물질을 중합해 만드는 인공 중합체입니다. 따라서 폐플라스틱의 자원화는 중합의 역반응인 해중합 기술을 통해 이뤄지는데요. 해중합 기술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은 원래의 플라스틱과 동동한 물성을 갖고 있어 다시 새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데 무리가 없지만 해중합 과정에서 고온의 열이나 유해한 화학물질이 사용되는 점 등이 큰 문제입니다.


이에 따라 화학연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 중 하나인 PET를 저온에서 적은 에너지로도 완전히 분해할 수 있는 친환경 해중합 원천기술을 개발해왔습니다. 기존에 주로 쓰이던 촉매보다 저렴하고 독성이 낮은 촉매로 100℃ 이하에서 경제적이고 안전하게 폐플라스틱을 원료물질로 재생시키는 자원 순환형 기술이지요. 화학연은 더욱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유색 PET와 폴리에스터 섬유 등의 해중합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해중합된 PET 단량체를 미생물을 이용해 의약품 원료로 재탄생시키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가볍지만 덩치가 커서 분리수거, 재활용 모두 골치가 아픈 스티로폼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만 한 해 수만 톤 이상의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폐스티로폼은 전체 부피에서 98%가 공기층이고 단 2%만 폴리스타이렌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재활용을 하려면 부피를 확 줄여야 하지요. 기존 재활용 방식에서는 고온의 열이나 톨루엔 같은 유해화학물질을 이용해 부피를 줄이는 과정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이 발생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연은 상온에서 친환경 용매로 녹여 부피를 줄인 뒤, 다시 친환경 촉매로 스티로폼 기초원료인 스타이렌 모노머(단량체)를 생산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플라스틱 쓰레기를 원래의 원료물질로 되돌리는 자원화 기술뿐만 아니라 문제의 싹을 아예 잘라내기 위한 연구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낙하산만큼 질기면서도 땅 속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 바이오플라스틱과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찾아 해중합 효소를 대량생산하는 연구 등이 그것인데요. 인류의 생활상을 크게 발전시켰지만 지구환경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플라스틱을 다시 화학의 힘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자연 어디에나 존재하는 수소는 생산량이 무제한에 가깝고 단위 무게 당 연소열은 메탄, 휘발유보다 2~3배 높습니다. 연소 후에는 순수한 물만 남고 오염물질도 생성되지 않지요. 또 대표적 에너지 운반체인 전기와 양방향으로도 전환이 가능합니다. 수소 에너지가 온실가스의 주범인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손꼽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소는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물과 수백 만 가지가 넘는 유기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석유, 석탄, 천연가스처럼 대량으로 생산하기가 어려운 자원입니다. 또한 생산된 수소를 저장·운송하고 사용하는 데도 많은 연료가 투입됩니다.


이런 걸림돌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 중 하나가 수소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여주는 촉매입니다. 하지만 반응 속도가 빠른 귀금속 촉매는 비싼 가격은 물론 매장량이 한정돼 있어 수소 에너지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요. 화학연은 탄소지지체 위에 백금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방법으로 백금 사용량을 기존의 10분의 1로 줄인 고성능 수소생성 촉매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 대면적 전극 개발, 촉매 대량 생산공정 개발 등 상용화를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요.


화학연은 최근 수소의 또 다른 생산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 연구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질소와 수소의 화합물인 암모니아(NH3)는 촉매를 활용하면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데요. 킬로그램 당 단가가 1만 7천 달러에 달하는 귀금속 류테륨 대신 값싸고 풍부한 니켈(24달러/kg)을 촉매로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지요.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은 저장과 운송에서도 장점이 많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입니다.암모니아는 순수한 수소기체보다 쉽게 액화할 수 있어 저장과 이동에 훨씬 유리합니다. 다만 암모니아를 다시 수소와 질소로 분리하려면 높은 열을 가해야 하는데, 화학연 연구진이 기존 공정보다 에너지를 덜 소비하면서도 효율은 높은 새로운 촉매 기술을 선보이며 한층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수소 생산·저장·운송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지요. 또한 화학연에서는 수소를 고가의 특수용기가 아닌 제3의 물질과 결합시켜 저장·운송하는 기술 역시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화학연이 독자 개발에 성공한 액상유기물수소저장체(LOHC, Liquid Organic Hydrogen Carrier)는 전통의 수소기술 강국인 독일과 일본에서도 극소수의 연구팀만 보유하고 있던 기술입니다.


친환경적으로 생산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저장·운송 수단을 거친 수소가 최종적으로 사용되는 소비처는 크고 작은 형태의 ‘수소연료전지’입니다. 수소연료전지는 그 자체가 작은 발전소입니다. 차량과 선박 같은 수송수단뿐만 아니라 도심과 산업단지처럼 필요한 곳에 설치해 소규모 발전소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기는 물 분해의 역반응을 통해 발생하는데 대기 중의 산소를 공급받아 수소와 결합시키는 과정에서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대형 공기청정기 역할도 합니다. 태양광, 풍력처럼 생산 시간이 고르지 않고 남으면 버려지는 재생에너지를 장시간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기술로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수소연료전지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전해질막인 ‘과불화술폰산 이오노머’만큼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기초원료 제조와 중간물질 합성 및 정제, 최종소재 제조와 검증까지 모두 오랜 시간의 연구와 상용공정 수준이 기술이 확보되어야만 제조가 가능하지요. 또한 높은 수준의 폭발 가능성을 제어해야 하며 공정이 매우 길고 까다로워 듀폰, 솔베이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독점적으로 초고수익을 올리고 있던 기술입니다. 하지만 화학연이 과불화술폰산 이오노머 합성기술의 독자개발에 성공하며 국내 수소산업 발전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또한 화학연은 현재 국내 최초의 탄소중립 실증 전문조직인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를 전남 여수에 건설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는 화학연 등이 국가 R&D로 개발해온 원천기술들의 실증을 통해 탄소중립 화학기술의 빠른 상용화를 지원하게 될 국가 차원의 실증복합시설인데요. 여수는 특히 석유화학 부문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최대의 산업단지인 만큼 향후 동북아 최대의 탄소중립기술 상용화 지원 허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에 산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현안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탄소중립 화학기술 연구협의체'의 핵심기관으로서도 국가 탄소중립 정책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화학연의 탄소중립 원천기술과 연구협의체에서 확보한 핵심 기술의 실증연구를 추진해 조속한 상용화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지요. 기후변화 대응 R&D와 국가 탄소중립 정책 전반에 걸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화학연의 활약이 갈 길 바쁜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여정에도 큰 힘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