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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100대 핵심·미래소재 개발 “지금 더 단단히 고삐 쥐어야”

작성자전체관리자  조회수3,437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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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I II

100대 핵심·미래소재 개발

“지금 더 단단히 고삐 쥐어야”


수출규제 이미지

지난 1년간의 일본 수출규제 사태는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책임지는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보다

거시적인 틀에서 변화하는 임무와 역할을 바라보게 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특히 화학 분야 유일의 국책연구소인 한국화학연구원은 국산화가 필요한 소재·부품·장비 100대 핵심품목 중

약 절반 가까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바쁘고 치열한 고민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미래전략 뼈대 된 TF 보고서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화학연의 대응 움직임은 관련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당일 아침부터 이미 분주했습니다. 7월 1일 오전 연구센터장 정례회의에서 사태의 엄중함을 파악한 화학연은 20여 명의 관련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신속히 정보를 공유하는 가운데 사태 발발 나흘만인 7월 5일 첫 내부보고서를 생산했습니다. 이어 추가 규제가 예상되는 소재 목록과 연구개발 우선순위, 기술 확보 전략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보고서를 업데이트하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뒷받침하게 됩니다.

발 빠른 분석과 미래 전망으로 국가 대응책 마련에 힘을 보탠 화학연은 8월 5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이 발표된 뒤 곧바로 연구소 차원의 자체 대응체계도 구축합니다. 화학소재연구본부장을 필두로 수출규제 주요 품목과 관련 있는 연구분야 책임자, 실무인력들이 망라된 ‘수출규제 TF’가 그것입니다. 사태 초기부터 연말까지 계속된 수출규제 TF의 활동은 ‘중장기 소재 연구전략’과 ‘수출규제 대응 및 중장기 화학소재 파이프라인 구축방안’이란 제목의 문서로 정리되었습니다. 당면한 주요 핵심소재의 국산화 로드맵부터 미래 국가주력산업에 필요한 차세대 화학소재 연구개발 방안까지 방대한 내용이 수록된 보고서이지요.

이를 토대로 화학연은 올해 ‘화학소재전략사업단’을 출범시켰습니다. 화학연은 현재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혁신을 위해 정부가 지정·육성하고 있는 국가지정연구실(N-LAB)과 국가연구협의체(N-TEAM), 국가연구시설(N-Facility)을 다수 운영 중인데요. 화학소재전략사업단은 이 같은 핵심역량들을 결집해 화학소재 개발 전략을 실행할 매트릭스 형태의 연구조직입니다.

연구개발부터 기업지원까지

화학연에서는 현재 이차전지 음극재 등에 사용되는 인조흑연 원료 피치를 석유화학 부산물로부터 확보하는 탄소소재 제조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포토레지스트와 폴리이미드, PVDF 불소수지 단량체와 중합체 제조공정 등 국산화가 시급한 100대 핵심품목의 상용화 기술 개발이 한창입니다. 또한 에너지 변환·저장 소재, 정보전자용 화학소재, 고기능성 정밀화학소재와 바이오 플라스틱 등 100대 핵심품목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게 될 차세대 소재 개발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정부는 공공연구소의 주도 아래 일본 수출규제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2019년 4월 소재연구기관협의회를 설립했습니다. 또한 기존의 씨앗기술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산·학·연 융합연구를 통해 소재·공정·시스템 패키지형 기술을 개발, 사업화할 수 있는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사업을 신설하고 지난 5월 1차로 9개의 연구단을 정책지정으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화학연은 3개의 연구단을 유치하여 KIST, 재료연구소, ETRI, 생산성기술연구원 등의 공공연구소, 대학 및 수요·공급기업들과 함께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및 반도체 핵심 소재 및 소자화의 대형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는 융합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화학연은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에 따라 지난 4월 7일 출범한 융합혁신지원단을 통해 관련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화학연은 32곳의 공공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융합혁신지원단에서 기초소재 분야 대표 연구기관을 맡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불화폴리이미드 하드코팅 소재, 롤투롤 습식코터를 활용한 대면적 코팅 공정 테스트 및 샘플 제작, 5G 중계기 함체의 미국 기후모사 시험설계와 수명 예측, 연성회로기판용 접착제 성능개선 등 우리 기업들의 화학소재 국산화와 해외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행이지만 방심은 금물”

윤성철 본부장

일본 수출규제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말부터 화학연의 100대 핵심품목 개발과 미래 소재 원천기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윤성철 화학소재연구본부장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당초 우려와 달리 국내 소재 산업 생태계의 체질 개선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소재 개발이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보다 꾸준한 관심과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그간 국내 소재 산업계는 국내 수요기업의 무관심과 일본 소재기업들의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영세함을 면치 못했으며, 애써 개발을 완료한 원천기술들은 상업화할 수 있는 국내 소재기업의 부재로 인해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본 수출규제 사태를 겪으면서 소재 국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국민 모두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미래에 어느 소재가 필요할지, 언제 또 다른 수출규제가 발생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공공연구기관인 화학연에서는 시급히 국산화가 요구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100대 핵심품목들의 상용화 연구와 함께, 신시장·신산업 창출과 국가 성장동력화에 필수적인 화학소재들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원천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화학소재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