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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Issue

‘물질’에서 ‘제품’으로 변화하는 화학안전 패러다임

작성자전체관리자  조회수4,429 등록일2021-02-24
프로젝트_01.jpg [61.3 KB]

칵테일 효과(cocktail effect)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나 약품을 섞어 써서 얻을 수 있는 상승효과를 말합니다.

또한 한 종류의 약만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약물 내성을 막는 장점도 포함됩니다.

2013년 설립돼 우리나라의 화학안전 연구를 선도해온 화학안전연구센터(센터장 김종운)에서는

요즘 안팎으로 이 ‘칵테일 효과’가 큰 화두입니다.

화학안전의 새 화두 ‘복합위해성'

화학물질이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이 되는 것처럼 칵테일 효과라는 단어에도 역시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물질이 공존하면서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복합독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독성의 ‘상승작용’이라 불리는 부작용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화장품처럼 다양한 물질이 함유된 제품 혼합물의 안전과 위해성 평가는 점점 더 높아지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 세계적으로 미개척지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국내외 모두에서 관련 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어 화학제품 혼합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시급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화학안전연구센터에서는 최근 화학안전 분야의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입니다. 김종운 센터장은 “기존의 화학사고 대응 연구, 화학물질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화학안전 문화 확산과 함께 이제 다양한 화학제품 내 구성물질 조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합독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방지하는 복합위해성 예측 평가에 관한 기술 개발이 중요한 임무가 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같은 무게중심의 변화는 새로운 인재들의 수혈에서도 감지되는데요. 화학안전연구센터는 최근 유해화학물질 노출평가(김종철 박사)와 노출모델 및 유해화학물질 독성평가(김선미 박사)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하며 복합위해성 관련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역할과새로운 역할의 조화를 통해 화학안전과 관련한 임무 전반의 역량 상승을 꾀하고 있는 것이지요.

화학안전연구센터의 복합위해성 관련 연구는 국민의 안전과 함께 국내 화학산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유지도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센터가 개발하고 있는 ‘복합위해성 예측 기반 화학제품 안전설계 플랫폼’이 공공 서비스로 계획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혼합물질 규제 속에서 수출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국내 기업들이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화학안전센터의 복합위해성 관련 연구 성과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목표에 따라 화학안전연구센터는 복합위해성 예측·평가 기술의 국제적인 신뢰성 확보를 위해 유럽연합의 혁신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EU Horizon 2020’에 참여하는 등 세계적인 선도 연구그룹들과도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노출을 줄이는 것도 좋은 대안”

화학안전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에 대응하는 화학안전연구센터의 주요 전략은 회의실 화이트보드 곳곳에 적혀 있는 ‘세이프바이디자인(Safe-by Design)’이라는 문구를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김 센터장은 “화학안전 분야 연구자들의 가장 큰 과제는 화학물질 자체가 지니고 있는 고유의 기능을 살리면서도 안전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라며 “화학물질의 독성을 줄이기 어려운 경우 노출을 줄이는 기술로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생활 속에서 노출될 수 있는 화학물질들의 독성 연구는 많지만 상대적으로 얼마나 노출이 되고 있는지를 정확하고 빠르게 평가하는 기술은 미흡한 상태입니다. 생산자와 소비자들은 제각각 모두 다른 환경에서 화학물질을 접하게 되는데 현재의 노출평가 모델은 이런 다양한 조건에서의 안전을 모두 고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연구진이 다양한 노출 시나리오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강점을 살려 개인별 특성을 반영해 노출량을 평가하는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화학물질의 전 생애(life-cycle) 노출평가를 통해 개인별 노출량과 건강영향을 예측할 수 있다면 화학물질 위해성 관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지요.”

연구원

국민건강 위해요소 “모두 꼼짝 마!”

이와 함께 화학안전연구센터는 화학물질의 복합노출에 따른 독성예측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화학물질의 저농도 복합노출은 전 세계적으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과학적인 근거는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정책적인 관리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지요. 요즘 센터 연구진들은 복합독성 예측 모델 개발과 함께 기초 독성 스크리닝 실험 시스템도 직접 구축하고 원내외 협력연구를 통해 예측모델을 검증하며 최대한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데 상당한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해물질 누출 모니터링 기술, 미세먼지 대응 기반기술, 내분비계 장애 예측까지 국민건강의 위해요소 전반을 폭넓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화학물질 누출사고의 특성과 패턴을 분석해 사고발생시 신속하게 유해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중화제를 개발해 상용화가 추진되고 있는데요. 과립형의 새로운 중화제는 기존의 분말 중화제와 달리 소방대원들이 먼 거리에서 물대포처럼 안전하게 살포할 수 있어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약 4만 종의 화학안전물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화학물질 통합관리시스템과 위해관리 최신기법 및 매뉴얼 역시 연구소, 대학 연구실 등 관련 사용자들의 안전한 화학물질 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데요. 현대문명의 처음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화학물질의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이용을 위해 오늘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화학안전연구센터 구성원들의 숨은 노력에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연구원들

화학안전연구센터 구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