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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Issue

K-백신 개발의 최전선 “효능 높이고 부작용은 낮추고”

작성자전체관리자  조회수3,015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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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Project

K-백신 개발의 최전선

“효능 높이고 부작용은 낮추고”

CEVI 바이러스 예방팀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최선책입니다.

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사상 초유의 팬데믹을 계기로

재편되고 있는 국제질서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이 백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신종바이러스(CEVI)융합연구단의 신규 백신 후보물질이 기업에 이전되며

코로나19 백신 국산화의 청신호를 밝히게 된 것입니다.

백신 국산화의 신호탄

협약식 모습

CEVI융합연구단이 국내 기업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에 이전한 백신 후보물질은 특히 높은 ‘중화항체능과 면역세포활성능’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중화항체는 백신 항원을 투여했을 때 인체 내 항원과 결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면역항체입니다. 중화항체능이 높으면 그만큼 바이러스에 강한 면역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연구단이 개발한 신규 백신후보물질은 중화항체능이 기존의 다른 후보물질들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성준 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 예방팀장은 “바이러스 차단율과 면역반응을 동시에 증강시키는 능력이 중화항체능”이라며 “이번 백신 후보물질의 경우 동물실험에서 고농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체들 모두에서 감염병 증세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중화항체능과 면역세포활성능이 확인됐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백신 의약품 개발 시 경증뿐 아니라 중증 환자의 바이러스 예방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과거 뎅기열, 사스 백신 등이 인체 내부의 자연생성 항체와 이중으로 발현돼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켰던 사례(ADE, antibody dependent enhancement)를 반면교사로 삼아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했다고 강조하는데요.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

(좌)김성준 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 예방팀장 (우)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예방팀

(좌)김성준 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 예방팀장 (우)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예방팀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고 전파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숙주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력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변이가 무조건 증세의 악화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우리 연구진 역시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백신 개발의 주 타깃인 스파이크 단백질 RBD(receptor binding domain) 적용뿐만 아니라 세포면역반응을 함께 향상시켜 다양한 변이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예방팀은 백신 후보물질을 이전받은 HK이노엔과 함께 최근 인체용 코로나19와 변종 코로나19 백신 의약품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구축한 신·변종 바이러스 백신 개발 경험과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기술을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약사, 연구기관들과 공유하며 국내 전반의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을 지원 중입니다.

CEVI융합연구단(Center for Convergent Researching of Emerging Virus Infection)은 우리나라의 바이러스 대응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곳입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통해 국내에서도 고위험 불특정 바이러스 발생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듬해부터 8개 관련 정부출연연구기관과 10여 곳의 위탁연구기관들이 힘을 합쳐 예방 백신과 조기진단 기술, 치료제와 감염 확산 방지체계 등 종합적인 바이러스 대응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인데요. 주관연구기관인 화학연은 이미 1980년대 말 작은 실험실 수준에서 관련 연구를 시작해 관련 연구진을 선진국의 연구실로 파견해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개념과 약효 검색, 평가 등의 방법을 습득하도록 하는 등 30년 이상 바이러스 연구에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역시 연구단 설립 이후 지난 3년 간 쌓아온 연구역량과 인프라의 열매라 할 수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의 교훈을 바탕으로 구축된 선진적인 방역 시스템이 치료제라면, CEVI융합연구단은 체계적인 분석과 연구로 발생 가능성이 큰 신·변종 바이러스들을 사전 대비하는 백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백신 개발도 온고지신

“바이러스는 이미 겪었던 것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향후 갑작스런 발생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3개월 만에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2년 넘게 매달린 끝에 완성한 메르스 백신 연구개발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경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 예방팀은 새로운 후보물질 개발과 함께 백신 국산화에 필수적인 감염동물모델과 중화항체능 평가기술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있는데요. 과학자들의 가장 큰 미덕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히 구분해 말한다는 것입니다. 백신이 언제쯤 완성되겠느냐는 조급한 질문에 김성준 바이러스 예방팀장은 “감히 예단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보다 더 큰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잘라 말합니다.

“환자가 대상인 치료제와 달리 건강한 사람이 맞는 게 백신인데 부작용이 생긴다면 모순입니다. 전임상과 임상을 모두 거쳐 안전하다는 게 확인되려면 통상 4~5년도 넘게 걸리는 일이지요.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워낙 급박해 긴급승인 등을 통해 개발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지만 해외에서 먼저 개발이 된다면 자국민 우선주의에 따라 언제 수입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합니다. 그런 만큼 장기전에 대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예방과 치료에 힘쓰며 우리 연구자들의 백신 국산화 노력을 응원해주신다면 반드시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