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CT 너나들이
* 너나들이는 ‘터놓고 지내는 사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호랑이 띠동갑들의
새해 희망가
호랑이띠의 해가 밝았습니다. 십이지 열두 띠 동물은 고대 동서양의 천문사상이 결합된 독특한 시간·방위
체계입니다. 동양에서는 특히 12가지 동물들이 때와 장소에 따라 인간에게 주어진 하늘의 소임을 상징한다고
보았는데요. 오늘 목공 체험을 위해 모인 화학연 호랑이띠 연구원들에게는 어떤 소임들이 맡겨져 있을까요?
목공의 완성은 사포질
목공의 완성은 사포질
전통적인 십이지 체계에서 인목(寅木)은 호랑이, 즉 새 봄을 여는 동물을 상징합니다. 절기로는 입춘, 시간으로는 새벽 4시 전후에 해당하지요. 추위와 어둠을 뚫고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을 책임진다니, 그야말로 대단한 기운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런 호랑이띠들의 가장 큰 특징은 단지 강한 기운만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부푼 희망에 있다고 합니다. 호랑이띠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매사에 의욕적이고 긍정적인 성향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사포질이 목공의 모든 것”이란 공방 주인장의 호령 속에 팔도 아프고 지겨울 만도 한데 우직하게 사포질에만 매달리는 연구원들을 보고 있자니 잔뜩 몸을 낮추고 인내심 있게 사냥감을 노리는 호랑이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4명의 호랑이띠 연구원들이 만들고 있는 것은 나무 스피커입니다. 스마트폰을 꽂아두면 울림통을 통해 더 크고 은은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소품이지요. 집과 사무실, 취미생활인 낚시를 가서도 음악을 즐겨 듣곤 하는 임희종 연구원에게는 더없이 안성맞춤의 물건입니다. 임 연구원은 화학연에서 30년 넘게 의약품과 농약 등의 신물질을 연구해오고 있습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큰 관심사가 되며 그가 맡게 되는 연구과제도 부쩍 더 많아졌습니다. 지난해도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비결핵성항산균 치료제 개발을 비롯해 여러 개의 과제가 동시에 진행되며 무척 바쁜 한 해가 됐는데요. 그중 상당수가 좋은 성과를 거둔 까닭에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게 되었다고 합니다. 1988년에 입사해 어느새 정년을 바라보고 있는 임 연구원은 계속해서 후속연구를 이어가게 될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연구를 잘 마무리하는 게 임인년 새해의 가장 큰 목표라 말합니다.
울림통이 있는 나무 스피커
지난해가 정신없고 바쁘기는 황동원 단장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탄소중립’입니다. 그가 이끌고 있는 탄소자원화연구단은 국가적 과제인 화학연 탄소중립 기술개발의 핵심연구단이라 할수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황 단장은 그야말로 국사에 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지난 한 해를 달려올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가 바라는 임인년 새해 소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 탄소중립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많은 연구자들의 노고가 좋은 결과물들로 거듭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지요.
김 정 연구원은 CEVI융합연구단에서 나노물질을 이용한 바이러스 진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원래 기계공학을 공부한 김 정 연구원의 바이러스 연구 합류는 본인과 주변 모두에게 예상치 못했던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바이러스 진단기술이 워낙 다양한 분야의 융합연구가 필요한 영역인지라 새롭게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들도 많지만, 그만큼 또 본인이 해야 할 몫도 많아져 더욱 주도적이고 자율적으로 연구에 임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더불어 김 정 연구원은 난생 처음 기술이전에 성공한 경험도 2021년을 두고두고 기억하게 될 이유가 될 것 같다고 말하는데요. 동갑내기 류미희 연구원에게도 지난해와 올해는 특별한 고민과 선택의 시간들이었습니다. 10여 년 간 정들었던 연구부서를 떠나 자신의 전공을 넘어서는 융합연구의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 것이지요. 류미희 연구원은 고분자의 기초물질인 단량체 분야에서 전문적인 연구역량을 길러왔는데요. 새롭게 둥지를 트는 그린탄소연구센터에서는 그간 축적해온 단량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분리막에 응용하는 연구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새해를 맞는 소감 한마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