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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천연물 제초제 개발을 향해

작성자  조회수2,789 등록일2023-09-04
제초제 개발을 향해.png [1,505.2 KB]

KRICT 파트너

 

대한민국 1호 천연물

제초제 개발을 향해

(주)대승바이오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와 전 세계적인 고물가의 영향으로 가정식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는 가운데 유기농 식품 시장도 계속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약 163조 원 규모의 세계 유기농 식품 시장은 미국, 유럽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동북아 지역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 따라 매년 10% 안팎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유기농, 좋은 줄은 알지만

 

이 같은 전 세계적인 유기농 식품 시장 확대에 따라 최근 우리 정부가 국내 첫 유기농 식품 수출 전문 생산단지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홍콩 등으로 수출되고 있는 한국산 유기농 쌀의 수출 길을 더욱 넓혀 국내 쌀값 안정을 유도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출 품목까지 발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유기농 식품 시장의 확대는 살균·살충·제초제 등 유기농자재 시장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유기농자재 시장은 연평균 14%씩 가파르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역시 유기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약 1조 5천억 원 규모의 농약시장에서 유기농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농민들은 좋은 줄 알면서도 유기농업과 유기농자재 사용을 주저할 수밖에 없습니다. 높은 단가와 보관·유통의 어려움 때문이지요. 2018년 설립된 (주)대승바이오팜은 이 같은 국내 유기농 산업의 현실을 감안해 보다 저렴하고 질 좋은 유기농자재를 개발해 국내에 보급하는 것은 물론 2025년 약 74억 달러 규모의 세계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요.

 

방선균 대사체 기반의 후보물질

화학농약을 대체하는 유기합성 신물질 개발은 정밀화학과 바이오 분야의 최첨단 영역에 해당합니다. 중소 벤처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요구되는 연구개발에 선뜻 뛰어들기가 어려운 일이지요. 이에 따라 공동 창업자인 박기웅 대표와 조광민 연구소장은 향후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선도 연구 성과를 찾는 데 많은 힘을 기울였는데요.

마침 같은 학회 소속으로 25년 이상 알고 지낸 최정섭 화학연 박사의 연구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최 박사는 국내 유일의 친환경 신물질 원천기술 연구 조직인 친환경신물질연구센터에서 오랜 시간 유기합성 화합물 기반의 작물보호제 개발에 몰두해오고 있었습니다. 특히 작물보호제 소재발굴의 다양성을 위해 토양 미생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그 가운데서도 특히 토양 방선균 대사체 기반의 제초제 후보소재 발굴과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었지요.

토양 방선균은 흙 속이나 마른 풀 등에 기생하는 세균과 곰팡이의 중간적 성질을 가진 미생물로 식물병원균의 사전 발병 예방뿐만 아니라 질병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나 ‘토양의 하얀 방패’라고도 불립니다.

(좌) 흰가루병에 걸린 식물 / (우) 토양 방선균

 

흰가루병의 예방과 치료

최 박사가 개발한 토양 방선균 대사체 기반의 제초제 후보소재는 방제효과의 안전성과 독창성뿐만 아니라 미생물 자체가 아닌 대사체를 활용하기 때문에 보관과 유통 문제가 없는 혁신적인 유기농자재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에 따라 2019년부터 18개월간의 KRICT 디딤돌 사업을 통해 미생물 배양과 균주개량에 주력한 최 박사와 ㈜대승바이오팜의 공동연구는 상용화에 필요한 과제 전반의 수주에도 결정적인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됩니다. 디딤돌 사업에 이어 2021년 대전광역시-화학연 정밀화학 기술협력사업에 선정되며 사업화의 중요한 동력을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화학연과 대승바이오팜이 공동 개발한 새로운 유기농자재 ‘화이트엑스’는 당초 타깃인 오이, 딸기, 호박 등의 과채류를 비롯해 곡류와 화훼까지 작물 전반의 흰가루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앞의 두 사업을 연결고리로 농촌진흥청 생물다양성위협외래생물제거기술 사업, 농림축산식품부 핵심농자재 국산화 기술개발사업 등의 중장기 과제들까지 수행하게 된 최정섭 박사와 대승바이오팜 연구진은 현재 ‘국내 1호 생화학 제초제’가 될 토양 방선균 대사체 기반의 제초제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있는데요. 또한 이 같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환경 영향을 받지 않고 효과가 균일한 살균제, 부영양화 등에 따라 자주 발생하는 녹조현상에 적용하기 위한 무독성 친환경 조류제거제와 이끼제거제 등으로 계속해서 상용화 연구개발의 범위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친환경 작물보호제 수출국으로

의약과 함께 정밀화학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제초제, 살충제, 살균제 등의 작물보호제는 화학연이 1976년 설립 당시부터 많은 공을 들여온 연구개발 분야입니다. 한창 식량 자급률을 높여가던 국내 농민에게 환경에 안전하고 효과가 좋은 작물보호제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초창기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였지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1990년대부터는 초대형 국가연구개발사업인 G-7 프로젝트를 통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농약 원료의 국산화 연구개발 기반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메타미포프, 테라도, 메티오졸린 등 작물보호제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신물질들을 끊임없이 개발해왔는데요.

화학연의 신물질 연구개발에서 특히 더 주목할 점은 산·학·연 협력의 거점 역할입니다. 신물질은 발굴에서 원제 등록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시장 트렌드와 기업의 상용화 여건 등에 대한 폭넓은 안목을 바탕으로 본연의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기술이전 기업과의 지속적인 협력에도 계속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요. (주)대승바이오팜과 최정섭 박사 역시 우리나라를 친환경 작물보호제 수출국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한 발, 한 발 꾸준한 전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