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저렇게 연신 색다른 포즈를 원하는 사진작가의 요청도 자꾸만 손가락이 오그라 듭니다.
그래도 이상하게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옵니다.
이 역시 화학연 새내기라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 중 하나이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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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2에너지연구센터 신재호 선임연구원
가족과 함께 대전에 새 보금자리를 꾸린 신재호 선임연구원은 이곳이 과학의 도시이자 빵의 도시라는 것에도 감사함을 느낍니다. 낯선 곳에서 잘 적응할까 걱정했던 어린 딸이 성심당과 사랑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순조로운 정착으로 안정감을 얻은 신 연구원은 덕분에 앞으로의 중장기 연구 로드맵 구상에 온 힘을 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고 전하는데요. 전기화학자인 그는 요즘 자신의 전공을 바탕으로 다방면의 화학 분야와 협업하는 연구를 꿈꾸고 있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와 화학연 모두의 미래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꿈이지요.
계면재료화학공정연구센터 황태규 선임연구원
“아는 것을 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는 과학자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입니다. 이런 솔직함은 특히 젊은 과학자에겐 특권이자 고유의 매력 포인트이기도 한데요. 요즘 가장 행복한 것을 묻자 ‘당근 늘 채용공고를 주시해온 화학연 합격’, 고민은 ‘떨어지는 주식가격’이라는 황태규 선임연구원의 날 것 같은 대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는 밖에서 상상한 것보다 더 유능하고 똑똑한 선배 연구원들의 모습에 조금 위축이 된다면서도 당당한 야심 역시 숨기지 않습니다. 앞으로 10년 내에 세계적인 불소화학소재기술을 개발해 기술이전까지 이뤄내겠다는 포부입니다.
희귀질환치료기술연구센터 문재수 선임연구원
문재수 선임연구원은 요즘 출근길 발검음이 명쾌합니다. 가슴에 돌덩이를 얹은 듯 무겁게 느껴졌던 취업의 불확실함이 사라진 뒤 맞는 첫 번째 봄이기 때문입니다. 길고 힘든 학위과정을 함께 헤쳐 온 남편도 가까운 대학교에 잘 안착해 기쁨은 두 배일 수밖에 없습니다. 입사하자마자 대형 프로젝트 준비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된 것도 큰 행운입니다. 그 역시 조만간 연구 전체를 총괄하는 책임자가 되어야 하는 만큼 아직 부족한 점을 점검하며 자신의 역량을 연마할 좋은 기회가 되고 있으니까요.
바이오화학센터 서진영 선임연구원
중장년층이 사주나 혈액형인간학에 친숙하다면, 청년세대에게는 MBTI가 대세인데요. 바이오화학센터의 서진영 선임연구원은 인프제(INFJ)라고 합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인내심, 집중력이 강하고 의사소통을 중시해 ‘선의의 옹호자’로 불리는데요. 서 연구원도 일을 하며 긍정적인 상호관계 유지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성향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업무에 몰입하며 휴식을 소홀히 하는 면은 개선할 점이라 여겨 일과 삶의 균형에도 부쩍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자신의 임무인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고분자 연구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부터 지속 가능한 건강과 체력이 필수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지원실 김재원 선임연구원
김재원 선임연구원은 매일 아침 봄꽃이 만개한 화학연의 정원을 지나며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레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중소기업 정책 연구와 예비타당성조사 업무를 해온 그는 이제 화학연 중소기업지원실에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중입니다. 일상 구석구석에 스며든 화학의 다양한 모습과 중소기업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화학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더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구매자산실 박성주 행정원
꽃들이 피고 새 잎이 돋는 봄은 늘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과 떨림이 가득한 계절입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동양에서는 봄에 태어난 아기들이 강한 목(木) 기운으로 밖으로 샘솟는 발전적 기질이 강하다고 이야기하는데요. 대학생 때부터 지구 반대편 중남미 여행을 꿈꾸고 있다는 박성주 행정원도 그런 봄 인간 중 하나인 듯합니다. 그보다 당장의 희망은 새롭게 시작한 용역·내자구매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인데요. 앞서 다른 곳에서 경험한 연구행정 업무를 바탕으로 법 해석 능력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잎보다 먼저 핀 벚꽃과 개나리들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어 가고, 바야흐로 초록의 계절이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갓 태어나는 초록빛 여린 잎과 오늘 만난 화학연 새내기들의 가장 닮은 점은 ‘존재 자체로 희망’이란 점입니다. 질투가 날 만큼 풋풋하고 싱그럽던 그들의 꿈과 희망이 언젠가 크고 달콤한 열매로 다시 모든 이들을 기쁘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