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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소재연구본부 에너지소재연구센터
“한 번 충전으로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만들겠다”
석정돈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장(화학연 에너지소재연구센터장)은 인터뷰에서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이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의 총괄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연구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 아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의 일환으로 6월 17일 공식 출범한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9개 연구단 중 하나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에 발 빠르게 대응해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등 주력산업 분야 핵심소재 공급 안정화를 위해 새로운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화학연 석정돈 화학소재연구본부 에너지소재연구센터장이 연구단장을 맡아 5년간 연구단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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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당 800㎞를 주행하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만드는 게 목표다. 한 번만 충전하면 서울과 부산을 왕복해 달릴 수 있는 거리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현대차 코나EV와 기아차 니로EV의 1회 충전당 주행거리는 각각 406㎞, 385㎞이다. 이를 위해 이차전지 용량을 늘려야 한다. 연구단은 이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 음극재에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론상으로 리튬금속의 용량은 3,650mg/A로 흑연(360mg/A)보다 10배나 크다.
걸림돌은 리튬금속의 반응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리튬금속은 용량이 크지만, 폭발성이 높아서 상용화되지 못했다. 이 문제를 연구단은 고체 전해질로 돌파한다는 복안이다. 배터리 내부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바꿔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행거리를 대폭 늘리면서도 안정성이 높은 이차전지 소재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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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이끄는 건 한국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다. 3사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30%를 돌파했다. 하지만 배터리 핵심소재의 원천 특허는 일본이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이차전지 4대 핵심소재의 국산 점유율은 평균 9%에 불과하다. 석정돈 단장은 “세계 전기차용 이차전지 점유율이 30%를 차지하지만, 소재 공급선을 막아버리면 국내 기업들은 이차전지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번 연구단의 진행방식은 이전과 다르다. 연구를 위한 R&D가 아니라 시장을 위한 R&D를 하겠다는 것이다. 각 소재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그치지 않고, 부품에 적용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검증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R&D를 진행하면서 기업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화학연이 총괄연구기관을 맡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정부출연연구기관, 울산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서울대, 건국대 등의 대학뿐 아니라 기업도 함께 참여한다. 연구기간은 2020년 5월 1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이며, 총 연구비는 140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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