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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과 감염병 연구개발

작성자하이브파트너스  조회수3,242 등록일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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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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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과 감염병 연구개발


 

한국화학연구원에는 ‘화학’ 하면 연상되는 전형적인 분위기와 사뭇 다른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연둣빛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유리온실들입니다. 신물질 제초제와 살균제, 식물병 저항성 검정기술 등 한국 농업의 혁신 기술들을 연구하는 친환경신물질연구센터의 일터입니다.

 

 

원숭이두창과 천연두

천연두로도 불리는 두창(smallpox)은 한때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전체 사망 원인의 10%를 차지할 만큼 맹위를 떨쳤던 감염질환입니다. 하지만 1979년 전 세계적으로 완전 퇴치가 공식 선언되었고 현재까지 자연적인 발생이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높은 감염력과 사망률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나라에서는 연구용으로 보존하고 있던 바이러스도 대부분 파괴시켰습니다.

원숭이두창(monkeypox)은 1958년 사육용 원숭이들에게서 처음 발견되었는데요. 감염된 원숭이들에게서 두창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 원숭이두창이라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1970년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감염 사례를 통해 동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 감염된 환경과 사람 간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이란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베냉, 카메룬, 가봉, 가나, 나이지리아 등지에서도 출몰하며 중서부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정착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이례적으로 유럽에서 발생한 후 전 세계로 확산되며 다시 한 번 국제 공중보건의 위기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영국에서 첫 발병자가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인 6월15일까지 42개국으로 빠르게 번진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며칠 후인 23일 마침내 우리나라에도 상륙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방역 당국은 서둘러 감염병 위기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비상방역체계 가동에 들어갔는데요. 같은 날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긴급회의를 열고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수포가 일으키는 시각적 공포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이 바이러스 감염동물과 사람, 오염된 물질과 접촉하는 경로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공기 중에 떠 있는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전파 가능성은 코로나19 등의 감염병보다 낮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초기처럼 정보가 불충분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WHO는 원숭이두창이 공기를 통해 확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되면 1~2주간의 잠복기를 지나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무력감, 림프절 부종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어 얼굴을 중심으로 동그란 붉은 반점과 같은 발진 증상이 시작돼 손과 발, 팔과 다리 등으로 확산됩니다. 이 발진은 수포(물집) 상태를 지나 농이나 딱지 형태로 진행되는데요. 감염 후 통상 2~4주간 이런 증상이 지속된다고 합니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되면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 격리 입원해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해야 합니다. 현재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증상을 보인 지 21일 이내의 접촉자 등 고위험군도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현재 상용화된 치료제는 없지만 항바이러스제와 면역글로불린 등을 치료에 사용할 수 있으며 건강한 사람은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자연 치유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만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에서는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WHO는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을 3~6%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의료체계가 잘 갖춰진 국가에서는 치명률이 1% 미만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감염병 막는 방파제

 

하지만 원숭이두창에 대해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여전히 그 심각성과 여파에 대해 ‘모른다’는 점 때문입니다. 코로나19와 이어지는 원숭이두창 사례처럼 감염병의 발생과 전파 과정은 늘 시간적 공간적 예측을 뛰어넘습니다. 지구촌이 단일 생활권으로 묶이며 감염병의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감염의 대상도 불특정다수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나를 포함한 그 누구라도 알 수 없는 경로로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큰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곤 하는데요.

많은 학자들은 인류의 역사를 이런 ‘감염병과의 전쟁’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하나를 막으면 또 다른 곳에서 풍선처럼 튀어나오며 쉴 새 없이 인류를 공격하고 있는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선제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빠른 진단과, 치료, 예방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지요.

코로나19 사태 초기 빠르게 백신과 치료제 후보물질, 실시간 진단키트 기술 개발에 성공한 화학연은 이번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확산세 역시 예의 주시하며 관련 대응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화학연은 감염병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부족했던 1980년대 말부터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 연구를 중심으로 국내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에 기여해온 선구자라 할 수 있는데요.

감염병 신속대응을 위한 항바이러스 치료제 라이브러리 및 약효평가 플랫폼 기술을 개발 중인 감염병제어기술연구단 등의 전문적인 연구조직을 통해 국민을 위협하는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는 기초원기술 개발과 상용화 연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감염병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감염병 정책 수립에 필수적인 정보 분석과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감염병 대응 체계 전반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오랜 감염병 사태의 끝에서 채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또 다시 불쑥 찾아온 새로운 바이러스의 공포. 오랜 시간 예방과 진단, 치료와 감염확산 방지체계까지 종합적인 감염병 대응 시스템 구축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한국화학연구원의 노력이 계속해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