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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이모저모

사람마다 땀과 침 냄새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성자하이브파트너스  조회수3,898 등록일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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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호기심연구소

 

사람마다 땀과 침 냄새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몸에서 나는 냄새는 은근히 신경이 많이 쓰이는 존재입니다.
날이 더워지며 등과 겨드랑이에서 흐르는 땀 냄새,
마스크를 쓰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왠지 더 심해지는 것 같은 입 냄새까지 말이지요

 

땀 냄새의 출처
땀샘은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 2종류가 있습니다. 에크린샘은 몸 전체에 230만 개 정도가 분포합니다. 에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화학적으로 묽은 식염수에 가깝습니다. 약한 산성에 미량의 염화 소듐(NaCl, 소금)과 미네랄성분들이 들어 있지요. 에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보통 색깔, 냄새, 맛이 모두 없습니다. 운동화에서 나는 발 냄새는 땀이 운동화 안에서 부패했기 때문이지요.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 귓구멍 등에 집중적으로 분포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땀은 에크린샘의 땀과 달리 다양한 화학적 성분을 지니고 있습니다. 땀샘 표피에 해당하는 세포체가 떨어져서 땀과 함께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모낭과 연결된 피지선에서 분비되는 피지 성분이 함께 섞여 나오기도 합니다. 외부의 불순물이 섞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이런 생리현상이 다르기 때문에 아포크린샘의 분비물 냄새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요.
그래서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의 양이 많거나 냄새 가 강한 경우 고민거리가 됩니다. 겨드랑이는 통풍이 잘 안 돼 세균이 쉽게 증식하는데요. 세균이 땀 속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암내로 불리는 액취증이 더 심해질 수 있지요. 세균은 땀으로 물러진 각질층에서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암내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잘 씻는 것입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네오마이신이나 겐타마이신 같은 국소 항생제나 보툴리눔 독소를 사용해 치료합니다. 필요에 따라 땀샘조직을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도 하고 있지요.

 

입 냄새의 원인
입속 침샘에서 분비되는 침은 하루 평균 1.5리터입니다. 침의 99.5%는 약한 산성을 띄는 물로 기본적으로 땀과 같은 성질인데요. 하지만 땀보다는 훨씬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있습니다. 점액질 성분의 당단백질인 뮤신, 소화효소인 α-아밀레이스와 프티알린 등이지요. 치아 표면의 에나멜을 강화해주는 성분도 들어 있습니다. 또 침에는 라이소자임, 락토페린, 면역 글로불린 A 같은 항균물질도 포함돼 있습니다.
침 냄새도 사람마다 다르긴 한데, 사실 우리가 걱정하는 것 은 침 냄새가 아니라 입 냄새입니다. 입안은 세균이 살기 딱 좋은 환경입니다. 끊임없이 항균물질이 있는 침이 분비되며 입안을 세척하지만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지요. 음식물 찌꺼기, 혈액, 구강 점막세포 등이 세균에게 끊임없이 영양분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세균은 단단하게 뭉쳐 치아 표면에 치태나 치석을 만드는데요. 충치가 생길 정도로 세균이 급속도로 증식하면 세균이 배출하는 유기산, 질소를 포함한 아민, 황이 포함된 싸이올 등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악취를 만듭니다. 세균 외에 간혹 황성분이 포함돼 있거나 침 분비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도 냄새를 유발하지요. 입 냄새도 땀 냄새처럼 원인 물질의 생성을 막을 수 없는 만큼 양치질과 꾸준한 치아 잇몸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생존의 필수 기능 ‘냄새’
인간과 달리 동물은 체취를 없애기 보다는 오히려 생존수단으로 요긴하게 이용합니다. 스컹크, 호저는 의도적으로 냄새를 풍겨 포식자를 물리치고, 개와 멧돼지 등은 자신의 체취로 영역을 표시해 경쟁자들이 넘보지 못하게 경고를 하지요. 개미와 같은 곤충들은 페로몬을 분비해 동료들에게 먹이가 있는 곳과 위험 상황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동물의 체취는 자손 번식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동물의 암컷은 특유의 냄새를 가진 페로몬과 유사한 물질을 체외로 분비해 짝짓기를 유도합니다. 여왕벌이나 암컷 나방도 외분비선에서 휘발성 페로몬을 분비해 수컷을 유인하지요.
인간에게도 냄새는 중요한 생존 기능인데요. 두 발로 걷는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냄새를 맡고 감지하는 후각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인간도 냄새만으로 무의식적으로 형제자매와 자식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제는 다른 동물들처럼 냄새로 의사소통을 하지는 않습니다. 냄새와 후각의 기능은 뇌과학이 발전하며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냄새는 이야기 보물창고
뇌는 호기심이 많은 기관입니다. 외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늘 궁금해 하지요. 그래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뇌’에서 인간이 뇌에 가할 수 있는 고통가운데 가장 혹독한 것이 아무 자극도 주지 않는 거라고도 말합니다. 이렇게 외부의 정보를 감지해 뇌에 전달하는 오감 중에서도 후각은 감정에 가장 밀접한 감각기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떤 향을 맡으면 행복감이 차오르기도 하고 반대로 슬퍼지기도 합니다. 또 아직 확실하게 기전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향기는 기억 속에 내재된 감정기억을 끄집어내는 데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미 발 빠른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회사들은 자사 제품의 향기를 미세하게 조정해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들도 차량 내부에 브랜드 고유의 향을 조성해 어린 시절부터 차 냄새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대를 이어 같은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충성도를 강화하는 데도 활용하고 있다고 하지요.
영화 기생충과 조지 오웰의 소설에서 계급의식을 상징했던 냄새의 역사, 사이코패스들의 공통점인 후각능력 상실, 자신이 태어난 강을 냄새로 찾아가는 연어 회귀의 비밀까지 냄새와 후각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만큼 앞으로도 밝혀야 할 내용이 아주 많은 연구 주제입니다.